미국 현대 사진전을 보고…

 

미국 현대 사진전을 보고…






컴퓨터학과


99200219


변증현






말로만 듣던 호암 아트홀을 찾아 갔더니 중앙일보 사옥이 나타났다. 사옥 안에 들어가서 어리둥절해 하고 잘못 들어왔나 싶었다가 안내원에게 물어 봤더니 안내원이 지하로 안내해주었다. 4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되게 좁아 보였다. ‘이게 무슨 호암 아트홀이야…’ 생각을 했었는데 작품따라 가다보니 규모가 꽤 컸다. 생각지도 못한 2층도 나타나고… 사진전이어서 그런지 사진기 가지고 다니는 학생들로 전시회장은 북적거렸다.




미국 현대 사진전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미국현대사진을 대표하는 작가40명을 선택해서 113점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현대사진의 세 가지 주제 – 현실, 정체성, 일상 – 에 따라 3개의 전시관으로 나누어 전시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걸 모르고 한쪽 벽면을 따라 봤기 때문에 순서가 뒤죽박죽되었다.




사진들을 보며 첫 번째로 느낀 것은 ‘이런 것들도 사진의 소재가 되는구나!’ 하는 것이었다. 내가 찍는 사진들이야 친구들을 찍거나 멋진 경치를 찍는 정도였지만, 전시된 작품들은 사진을 찍기도 하고 거울을 찍기도 하고 모형을 만들어서 찍는 것, 실로 형태를 만들어 찍는 것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진도 이런 식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예술’의 일부임을 이제야 알았다.




또 느낀 점은 찍은 사진도 그냥 사진을 걸어 놓는 게 아니라 오려 붙이기도 하고 뚫어서 물감이 튀어나오게 하기도 해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흑백 사진의 경우, 현상/인화 작업으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샐리 맨의 ‘다섯 살 때의 제시’라는 작품을 보고 알았다.




세 번째로 느낀 점은 작가들의 ‘인내’였다. 자기가 원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순간을, 찰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기다리고 자기가 뿌린 씨가 뿌리 내리고 자라기를 기다리고, 사람의 나이 들어감을 나타내기 위해 세월을 기다려서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전시된 작품 중에서 일반적으로 아름답다고 얘기하는 ‘미적 쾌감’을 주는 것은 별로 없었지만 사회 고발적인 사진들, 미국과 미국인의 진솔한 모습을 나타내는 사진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작품’이었다. 왜냐하면 사진이란 미술에서 따로 떨어져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것을 잡아두는 도구로서 미술의 일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