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동 갤러리 방문

 

첫 인사동 갤러리 방문






컴퓨터학과


99200219


변증현






호암 아트홀 안내책자를 받아보니 호암 아트홀 표 한 장으로 로뎅 갤러리까지 관람할 수 있다고 했다. 마침 잘 됐다 싶어서 로뎅 갤러리를 찾아 갔더니 실망스럽게도 전시 준비 중이었다. 대신에 겉으로 지나치기만 했던 인사동 화랑들을 가보기로 했다.




첫 번째로 들린 곳은 갤러리 상이었다. 인사동 큰 길 바로 옆에서 있어서 눈에 잘 띄는 화랑이다. 거침없이 문들 열고 들어가보니 1층은 ‘류영도’씨의 그림을 전시하고 2층은 ‘김계환’씨의 그림을 전시하고 있었다. 1층은 거의 모두 누드화었다. 여성의 알몸을 그려 놓고 그림 여기저기에 흰색 물감으로 거칠게 부분부분 지웠다. 이 것이 무슨 의미 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2층에 올라갔더니 바위를 뚫고 나오는 풀, 꽃 들을 그린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둘러봤지만 특별히 맘에 드는 그림은 없었다.




다른 미술관이나 박물관 다닐 때와는 달리 ‘그림을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들어가니 그림이 색다르게 눈에 들어왔다. 그전엔 맘에 드는 것도 ‘와~ 멋지다.’하고 그냥 넘어갔지만 갤러리에서는 가격도 알아보게 되고 우리 집 어디에 놓으면 좋을지도 생각하게 됐다. 아직은 학생 신분이라 돈이 없어서 큰 그림은 욕심도 못 냈지만 작은 그림은 가격도 물어보고 다녔다.




그 다음에 들린 곳은 통인 갤러리였다. 이전엔 예쁜 전통 공예품 때문에 1,2층은 구경했지만 5층까지 올라가서 관람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곳에서는 서국진씨의 연리문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었다. 단아한 사각형 도자기에 불규칙적인 색이 섞여 있었다.  연리문이란 색이 서로 다른 흙을 섞어서 무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란다. 처음보는 신기한 무늬의 도자기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도자기 하나하나가 매우 예뻤다. 색도 곱고 모양도 참해보였다. 특히 어떤 도자기는 그 무늬가 우리나라의 산을 닮아서 풍경화 같은 도자기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13세기경 고려시대에 나타나기도 했지만 작업의 난해함으로 사라졌다는데 원하는 무늬를 만들어 내자면 대단한 기술이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많이 발전하지 않을까? 하나쯤 가지고 싶어서 가격을 보니 최하가 30만 원대요, 최고는 몇 백 만원이나 나가는 것이었다.  체념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인사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하, 1층, 2층 모두 다른 전시를 하고 있었다. 1층에 들어서니 눈이 환해지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곳에 전시된 그림은 모두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색깔로 그린 꽃과 나비와 새들이었다. 너무나 단순해서 초등학생이 그린 듯한 예쁘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이었다. 이 또한 하나쯤 갖고 싶었지만 그림들이 모두 커서 포기했다. 지하로 내려가니 특이한 사진 전시를 하고 있었다. 사진에 구멍을 뚫고 뒤에서 물감을 구멍으로 나오게 한 사진들이었다. 그 물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보니까 한켠에 인사갤러리 상설 전시관이 작은 방에 꾸며져 있었다. 거기엔 조각과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오는 길에 ‘정일’작가의 작은 액자 가격을 물어봤더니 6만원이라고 했다. 3만원밖에 없는 내 지갑으로는 택도 없었다. 2층에는 ‘A tempo’ 라고 해서 음표들을 다양한 소재로 그려 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경인 미술관이었다. 한 전시관에서는 한 물레쟁이의 토기(?)를 전시하고 있었다. 일부러 삐뚤고 못생기게 만들어 놔서 -물론 뭔가 나타내는 게 있겠지만 – 간단히 둘러보고 나왔다. 다른 전시관에서는 한 여성작가의 수채화 전시회였는데 중/고등학교 때 그리던 정물화였다.  꽃과 과일 바구니를 주로 그렸다. 그리다 실수를 했는지 여기저기 물방울이 튄 자국이 보인 것 빼고는 별로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작은 그림 액자를 하나 샀다. 그러고 나니 왠지 나도 그림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기분 좋았다. 내가 그린 것은 아니라도 그림을 선물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