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생 1년을 마치며…
6167 변증현
기초 군사 훈련으로 시작된 후보생 1년차 생활은 나에게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을 맛보게 해주었다. 기초 군사 훈련 때, 20년만의 혹한 속에서도 땀흘려가며 기본 제식을 익히고 사격을 하고, 총검술을 배워나갔다. 자다가 추워서 깨기도 하고, 꽁꽁 얼은 손으로 속옷을 손빨래를 해야 했다. 그렇게 우리의 후보생 생활은 시작되었다.
봄이 오고, 입단식과 개강식을 치룬 우리들은 3월 한달 동안 단복을 입고 학교를 다녔다. 선배, 동기의 얼굴을 익히고 단복에 익숙해지기 위해서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운동한다는 것도 처음엔 너무도 힘들었다. 처음엔 경례하는 것조차도 왜이리 어색했던지… 그러나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었다. 훈육관님들의 지도와 선배님들의 교육 속에서 우리는 민간인에서 후보생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새벽엔 태권도와 체력단련으로 전투력을 유지하고 오후엔 군사학으로 군사지식을 습득해 나갔다. 뿐만 아니라 ‘교내 환경 정화 활동’이나 ‘장애인 동반 나들이 활동’ 같은 뜻 깊은 봉사활동도 내 후보생 생활에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 후보생들의 최대 축제인 무호제를 맞이하였다. 무호제를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무호제를 성공적으로 치루고 난 뒤에는 준비하는 동안 흘려왔던 땀방울이 시원한 청량제가 되어 내 머리로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현충일에 동작동 국립묘지 참배를 가서 선배 장군님이신 이영대 장군님의 묘소에 참배를 하고 왔다. 그렇게 후보생의 첫 학기가 지나갔다.
우리 학교는 하계훈련을 2차로 들어가게 되었다. 1차로 다녀온 4명의 동기가 부럽기도 했지만 우리는 군장 검사를 하고 친구, 가족들에게 잠시동안의 작별을 고하고 학군교로 향했다. 우리 중대는 각개전투, 화생방으로 시작해서 유격, 행군으로 모든 훈련이 끝났다. 위장한 채로 CS복을 입고 비온 뒤 흙탕물에서 뒹구는 것으로 하계 훈련 첫날이 지나갔다. 훈련 초기에는 비가 계속 오고 개지를 않아서 빨래가 큰 걱정이었다. 나중에 화생방 훈련받을 때는 땡볕에서 고생했지만. 유격과 행군으로 지친 몸을 가지고도 우리는 다음날 체육 대회 때 쉴 대로 쉰 목을 가지고 목청껏 응원을 했다. 축구를 결승까지 가서 탈락한 것이 가장 안타깝고 분했다. 밤에 후보생들 장기자랑을 보면서 하나되는 ROTC의 모습을 보면서 후보생 기간의 하이라이트인 나의 3학년 하계훈련은 끝이 났다.
2학기가 시작하고, 우리는 3년만에 열리는 연∙고 ROTC 체육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필승, 전승, 압승의 의지로 우리 후보생들은 정말 열심히 연습, 아니 훈련을 했다. 결과는 헛되지 않아서, 자유투 게임이었던 농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했다. 그날 오후에 먹던 도시락은 왜 그리도 맛있던지… 2학기에도 봉사활동은 계속되었다. 후보생들의 대부분이 헌혈 행사에 참여하여 사랑을 나누었고 장애인 동반 등반 대회도 뜻 깊은 행사였다. 대부분의 예정되어 있던 행사가 끝난 지금. 우리는 한달 남짓 2학기 후보생 생활을 남겨 놓고 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참 하나하나 아쉬울 것 없는, 알찬 시간들로 나의 후보생 1년이 채워진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