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막연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얼마 전 TV에서 SBS스페셜 – ” 단일민족의 나라, 당신들의 대한민국
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확실히 느꼈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나라. 내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은 부끄럽게도 인종차별 국가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나라가 너무나도 오랫동안 닫힌 나라였기 때문에 피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종차별의 문제는 세계화의 소용돌이에서 겪게 되는 하나의 적응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세계화의 바람은, 내가 군대에 다녀온 3년사이에 우리 학교에도 어김없이 불어,
졸업 전에는 학교에서 외국인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는데,
복학하고 나니, 어찌나 학교에 많은지…

시대는 외국인들을 한국에 데려왔지만, 사실 우리는 외국인에 익숙하지 않다. 낯설다. 수줍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부족하다.)

그리고는 마음속에 막연하게

서양인(=백인=미국인)은 잘 생긱고, 예쁘고, 똑똑하고, 잘 살 것같고 영어도 잘 할 것 같고, 가까이 하고 싶고,
유색인종(흑인, 중동인, 동남아시아인, 등등…)은 못 생겼고, 못났고, 못 사는 나라에서 왔고, 말도 안 통할 것 같고, 멀리하고 싶다

는 생각을 해왔다.
솔직히,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필리핀 사람을 만날 일이 있었는데, 쉽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일종의 거부감(?)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역시 편견일 뿐이었다.
몇번 얘기를 나눠보니, 이제는 터울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편견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 귀화한 사람들, 이 땅에 태어난 혼혈아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하는지 우리는 ‘기지촌’문제를 통해 알 수 있다.

고통당하는 것은 그들만이 아니다.
서양인의 환상에 혹해서, 영어 한마디라도 배워 볼려고, 지나치게 관대한 우리의 모습들을 

그것이 알고 싶다 327회 (제목 : 대한민국, 그들만의 천국인가? – 금발에 파란 눈, 외국인강사 실태보고) 에서 꼬집은 바가 있다.

이런 우리의 모습을 보면 정말이지 굴욕감을 느낀다. 자존심 상한다.
이러고 나니, 이젠 서양인 만나러 가자면 오히려 거부감이 든다. (이건 지나친데…ㅡ_ㅡ;)

세계화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면, 생물학적 ‘인종’,’민족’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 착오적 발상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강조해왔던 한민족의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계를 품에 안아야 한다.

우리의 편견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마음의 문을 열어, 앞으로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자~!

덧말> 최근 인종 차별 관련 자료들
1. SBS 추석 특집극 ‘깜근이 엄마’ (2006년 10월 7일 방송)
2.

책제목 : 당신들의 대한민국 1 (귀화 러시아인 박노자가 바라본 한국사회의 초상)
지은이 : 박노자 지음
출판사 : 한겨레신문사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