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1권을 읽고…

관수 왈,

‘자네가 농민이 어쩌고저쩌고, 무산계급이 어쩌고저쩌고 할라 카믄 한테 엉키야만 되는 기다. 기름하고 물 맨크로 따로따로 돼 있다믄, 그는 호박줄기에 엉겨붙은 비리밖에 아니다 그말이구마. 내가 최군 자네한테 똑똑히 일러두고 접은 것은 너거들 식자가 물 위에 뜬 기름이 돼서는 안 되것다, 그라고 너거들이 무식쟁이 농부 노동꾼한테 멋을 주고 있다, 가리키고 있다는 생각부터 싹 도리내야하고. 서로 주고받으믄서 운동을 하든 투쟁을 하든, 너거들만 주고 있는 기이 앙이다, 그 말인 기라. 너거들 목적이나 야심, 그기이 아무리 옳은 일이라 캐도 무식꾼들 바지저고리 맨들믄은 천년 가도 그렇고 골백분 정권이 배끼도 달라지는 거는 없일기다.’

서희 왈,

‘너의 입에서 공부는 해서 뭘 하겠느냐 그런 말이 안 나오길 바란다. 안 하는 것은 쉽고 하는 것이 어려워. 사내는 어려운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