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쪽: 당연히 갈 자리에 가서 서 있는 게야. 하루아침에 변절한 것은 아닐세. 내 것을 버려라, 버려, 깡그리 버려야만 우리가 산다, 그러던 자가 어찌 끝내 독립지사로 남으리. 결국 본받아라, 본받아라 했던 그 곳으로 가는 것은 자연의 이치 아니겠는가. 당연한 귀결이지.
264쪽: 일본인이 용감하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야. 가장 겁이 많은 사람들, 이러한 통제 하에서 꼼짝 못하고 순종하는 민족을 어찌 용감무쌍하다 할 수 있으리. 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약한 무리의 특성 아닌가.
272쪽: 솔직히 말해서 일본인들은 매우 예의 바르고 친절하고 정직하기도 하지만 가슴에 묻어둔 불씨가 없는 것 같습니다. 남의 일에 상관하지 않는 냉담함, 사실 마음속 깊이에 통곡이 울음이 없고서 어찌 사색을 할 수 있겠습니까? 종교에 귀의할 수도 없지요. 진리를 탐구하고 문화를 형성할 수도 없습니다. 일본인에게 진정한 종교가 있습니까? 진정한 이데올로기가 있습니까? 종교는 습관으로서 존재하고 이데올로기는 심한 말로 유행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칼과 현인신의 맹신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일본인은 언제까지나 차디찬 가슴으로 살아야 할 겁니다. 정말 슬프지요.
441쪽: 나도 저와 같이 시간을 가득하게 살아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여러 번 했어요.
442쪽: 내가 죽으면 최선생이 묻어주고 당신이 먼저 가면 내가 그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