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 WWOOF in Canada #03 – Lotusland Vineyards Winery

벤쿠버에서 볼 일을 마친 후, 가까운 농장 가운데 좀 특이한 농장을 찾아봤다. 그렇게 해서 고른 곳이 두 곳, 양조장과 염소 목장이었다. 먼저 양조장(Winery)에 전화를 걸어 내일 갈 수 있는지 물어봤다. 내일 갈 수 있다길래 덜컥 가겠다고 해버렸다…

다음날 약속대로 Abbotsford에 도착했다. 그런데 도착 시간에 아무도 데리러 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 집에 수없이 전화를 걸어서 결국 통화를 했고 그래서 아주머니가 데리러 나왔다. 그런데… 아주머니의 첫 인상이 좀 차가웠다. 목소리도 차분하고…
뭐… 그러려니… 하고 차에 타서 물건 사는 걸 조금 돕고 집에 도착했다.
그.러.나…
방을 들어서는 순간 마치 시베리아 찬 바람이 내 몸을 휘감는 것 같았다. 턱이 덜덜덜 떨렸다. 그래도 그건 참을 만 하다는 것을 다음날에야 깨달았다…

다음날, 내가 할 일은 화단에 잡초 뽑기였다. 우퍼(WWOOFer:우프WWOOF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이 잡초 뽑기다. 내 생각에는 잡초뽑기가 단순해서 가르치기 쉽고 손이 많이 가고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 그집만큼 잡초가 빽빽한 집도 없었다.

일을 마치고 난 뒤… 몸과 마음에 한파가 몰아닥쳤다.
지하방도 아닌데, 추워도 너무 추웠다. 오죽하면 침대위에서 침낭에 들어가 잤을까…
몸의 추위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마음의 추위였다. 철저한 소외, 무관심!
그 집에 주인부부와 장성한 자녀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내 존재조차 잊은 듯했다.
난 불안과 고독에 휩싸여 주말을 홀로 보내야만 했다.(자전거 타고 시내 나가서 살짝 기분전환은 했다.)
내 유일한 친구는 Tommy라는 고양이였다.

게다가 2층 침대도 낮아서 앉기도 힘들었으며 의자도 기울어져 불편했고 공항 옆 산업도로에 붙은 집이라 대형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만들어내는 진동과 소음은…ㅎㄷㄷ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탈출 계획을 도모했다. ㅡ,.ㅡ;;;
 최소 2주간 머무르는 게 보통이라는데 도저히 더 머물 수가 없었다.
(내가 기대하던 와인제조도 가을에나 볼 수 있다더라)
다행히도 염소 농장에서 2주간 자리가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도망갔다.
떠나기 전, 우퍼 방명록을 봤는데 그전에 지내던 우퍼들(특히 일본인들)은 즐겁게 잘 지낸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원래 이런 사람들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캐나다 우프 사이트에 비추천 글을 올리려다가 참았다.

내가 조립한 arbor


화상채팅 중...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