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비디오만 보았지
어처구니없는 파리대왕
사랑스런 이찌 이야기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
국수 한 그릇 말아먹고
퐁네프의 연인을 또 보았지
크로스 로드도 멋지고
에릭 크랩튼도 멋지고
누가 빌려 갔는지 없는데
‘파바로티와 그의 친구들’
굴속 같은 방안을 언제 청소를 하나
여기저기 뒤지다 보니
파워 오브 원이 나와서
본건지 안본건지 모르고
다시 틀어 놓았지
할 일 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는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네
한여름 바깥은 햇살 가득한데
커텐을 내리고 온종일 비디오만 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