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동생이 아르바이트 한다고 해서 들렸는데 못만나고
오랫만에 사람구경(? ^^)하고 있는데 이벤트 홀에서 마침 공연이 시작했다.
이름 하야… ‘젊은 음악 산책’. 가운데 자리가 마침 비어 있어 비집고 들어가서 명당에서 봤다.
국악과 현대음악을 접목시키고 있는 사람들의 공연이 었다.
1. 조문영 – 25현 가야금. ‘마법의 성’을 가야금으로 들으니 신선했다.
2. Ghost Wind – 3곡을 멋지게 불렀는데, 내가 보기에 아쉬운 점이 있었다.
첫째, 퉁소는 직접 연주하지 않고 MR을 썼다.
둘째, 믹싱을 잘 못했는지 어쩐지 판소리 보컬하고 기타 소리가 파 묻힌 느낌이었다.(잘 안들렸다.)
셋째, 국악Rock 이라고 하는데, Rock쪽에 많이 치우친 느낌이었다. 악기 구성도 바이올린에 비중이 많이 실려있고 국악기 라고는 보컬하고 퉁소 뿐이었는데 그나마 있는 퉁소도 앞에 말했듯이 녹음한 것을 틀어 줬다. 멤버가 없는 건지… 어쩐건지 모르겠다. 전단지에 있는 사진에는 퉁소 부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대금인가? 옆으로 부네…)
그러나, 즐겁고 멋진 무대였다. 다시 한번 들어보고 싶은… 특히나 못들어 보던 바이올린 연주곡이 인상적이었다. 매력있었다.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는 저런 판소리 보컬을 나도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_^;
3. 바이날로그 – 정말로 흥겨운 무대였다. 내가 본 최고의 공연이었다.
리더로 보이는, 턱수염 기르신 분이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웃으면서 즐겁게 공연을 이끌어 나갔다. 정말로 공연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인 것 같았다. 그리고 퍼쿠션을 연주하는데, 제대로 된 퍼쿠션 연주는 처음 봤다. 멋지다.
복장은 무슨 원주민처럼 원색 옷을 입고 나와서 태평소와 소금(맞나? ㅡ.ㅡ;)을 연주하는 덩치 크신 분의 소금 연주는 정말 촌티를 싹 벗고 세련된 소리를 보여준 것같았다. 오랫만에 소름이 싹 돋는 느낌을 받았다. 며칠전에 TV에서 이생강 선생님의 ‘소금, 피리, 퉁소, 대금, 태평소’ 연주를 보고 그중에 휴대가 편리하고 소리가 상쾌한 ‘소금’을 배우고 싶다고 느꼈었는데 좋은 경험이 되었다.
바이날로그의 음악은, 쭈욱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고 퍼쿠션 연주자가 잠베이(?)를 짊어지고 미친듯이 치기 시작할 때는 나도 미친듯이 손으로는 무릎장단을 치고 말았다. 주변의 눈치가 보이여 그만 칠까도 했지만 손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국악이 고사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 어떤 형태로든 현대 음악과의 교류가 필요하다. 국악과 현대음악을 적절히 배합하여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내는 일은 퓨전 밴드라면은 누구나 고민을 해야하는 일이다. 여기 세 밴드(조문영씨는 밴드가 아니지…)도 국악과 현대음악을 충분히 이해하고 멋진 음악을 만들어 널리 알려 누구나 즐기게 해줫으면 좋겠다. 그들의 고민이, 정열이, 시도가 아름답다.
덧말> 아쉬운 것 하나 더 들자면 밴드 이름이나 곡이름도 이왕이면 좋은 우리말로 골라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추가—- 2008.02.19
퉁소가 아니라 저대였군. 당시 부는 모습을 못 봤으니…
그리고 그 땐 연주자가 건강 상의 이유로 그날 공연에 불참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