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필기를 별로 하지 않았다. 더더군다나 책은 점 하나 찍지 않고 통독을 했다.
‘소중한 책을 온전히 보존하고 싶어서’라고나 할까? (그러면서 앞 표지는 꼭 정성껏 접었다는;;;)
사실은 쓸 말이 없어서다. 읽기 바쁜데 뭘 쓰나?
또, 표시할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책을 접고 밑줄을 긋고 있다.(심지어는 연필이나 샤프가 아닌 볼펜으로!!!)
계기가 있었다.
분명히 읽었던 책을 다시 보는데, 너무 새로운 것이다. 충격이었다.
그동안 발달한 내 지성으로 말미암아 이해가 깊어져서…라기 보다는 그냥 기억이 안 나는 것이다;;;
그래서 독서 감상문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상 깊었던 부분이라도 따로 남겨야겠다 싶어서 표시를 하기 시작했다.
성스럽게 모시던 책을 접고 줄을 긋다보니, 내가 그동안 왜 그렇게 깨끗하게 읽었나 싶더라. 팔 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다 읽으면 이 블로그에 접고 줄친 부분을 간추려 놓고는 있다.
나중에 봤을 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긴 하다만;;;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기억 저 멀리 날려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보다는 낫겠지.
그래서 요즘 책을 마구마구 훼손하고 있다.(그전에 비하면…^_^;;;)
남의 책도 그래서 가끔 문제가 되기도;;;ㅋㅋ(그래서 밑줄은 안 치고 접기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