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대로 탈출하고 나니, 갈 곳이 없더라;;;
물론, 그전에 연락을 주고 받았던 농장에 갈 생각으로 나왔더니,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않는다.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난 자유다!
어디로 가볼까…하다가 이왕 Alberta에 온 거, Edmonton에 가기로 했다.
근처에 버스 정류장을 찾아가 보니, 하루에 버스 한 대 뿐이란다;;;
이런 상황에 필요한 건? 역시나 Hitch-Hiking~!!!
이번엔 건설업에 종사하는 원주민(Native)가 터프(?)하게 Edmonton까지 태워주었다.
다행해, Hostel에 딱 한자리가 남아있어서 며칠간 머물며 Edmonton을 구경했다.(가장 유명한 Western Edmonton Mall은 빼고…할인권은 구했는데 혼자 가긴 싫었다. ㅡ,.ㅡ;)
그러고서 옮긴 곳은 Millet이라는 작은 마을에 자리한 Ultimate Paradise place라는 농장이었다.
원래는 우퍼들로 바글바글한 곳인데, 농사철이 끝나갈 무렵이라 2명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한국인이었다. 처음으로 한국인 우퍼를 만난 것이다!
실은 이민 준비 차 와 있는 거란다. 한국인 딱 한 명이 있을 뿐이었는데, 영어를 거의 쓴 적이 없는 듯. ㅡ,.ㅡ;
일은 하루 5~6시간 각자 자기가 시간 관리하고 다른 농장들과는 다르게 초과 근무 수당을 준다더라. 그래서 그 한국인은 하루 14시간 넘게도 일 했다는;;;
처음에는 딸기를 땄고, 다음에는 모종을 만들었다.
이 집은 우퍼들이 요일 별로 식사, 설겆이, 청소를 교대로 한다.
이 집 식구들의 집안일까지 해주는 것 같아서 그닥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설겆이도 각자 그때 그때 안 하고 당번에게 몰아주니;;;
그래도 오랫만에 요리의 즐거움을 맛 보았다.
한국인 우퍼가 요리를 잘해서, 그가 도와준 덕분에 내 차례에도 맛있게 해먹었다.
(음… 고추장 Steak…랄까?ㅋ)
물론 이 한국인 우퍼가 요리할 차례가 되면 더 잘 먹었지만 말이다…ㅎ
일주일 정도 지나서 이 한국인 우퍼도 떠난다고 해서 나도 그때 맞춰서 떠났다.
원래 오래 머물 생각도 없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