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난 어려서부터 내성적이고 성격이 소심하고 꼼꼼한, 완벽주의자였다.

창피해서 불완전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

완성이 된 뒤에야 남들 앞에 보일 수 있었다.

그렇게 평생을 살아왔는데, 요즘 들어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매사에 완벽할 수 없음을 절감했다고나 할까?

완벽이라는 것은 죽지 않는 신만의 영역이다.

나는 죽어야만 하는 인간이기에, 주어진 시간 안에 완벽하게 되기란 불가능하다.

어릴 때 나는 그 작은 세상에서 무엇이든 완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보다.

더 이상은 그렇게 살 수 없다.

내가 만나는 세상이 무한히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죽기 전까지 보일 수 없다.

이제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감추려하지 않겠다.

완벽하지 않으면 완벽하지 않은대로 보일 수 있게 뻔뻔해져야겠다.

난 그동안 함께 했던 수줍음, 부끄러움, 창피함과 싸워야한다.

누가 그렇게 큰 흉을 보는 것도 아닌데… 난 왜 그렇게 살아 왔을까? ㅋ